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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는 비바람이 오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득 하던 일을 접고 딴짓을 하고 싶어져요
고등학교 중간고사 보기 하루전에
왠지 만화책이 더 보고싶은 것처럼..

그런 마음이 통했을까요?
팀장님께서 번개를 치십니다.  "지하극장에서 '마더' 어때?"

미친듯이 바람이 몰아치는 날.. <마더>를 봤습니다.
영화에서도 비가 많이 오더군요..

마더를 보고난후..
열린 결말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나누었죠.
곳곳에 숨겨논 암시에 대해서도...
..............................................................................

전 <마더>를 보고 두 가지 단어가 계속 머리를 맴돌더군요.
마더, 그리고 쌀..

마더..
마더, 굳이 '엄마'로 표현을 안한 건
머더(Murder), 살인자의 음이 비슷한 '마더'를 선택하여
영화 전반적인 암시를 담아두었기 때문일까요?

조용한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아들을 구명하기 위한
엄마의 또다른 살인을 부르니깐요.

엄마의 아들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아마 5살때 너무나 사는게 힘들어
아들을 죽이고 같이 죽으려다
이후 이틀내내 토약질로 다시 살아난 아들에 대한
무한한 죄책감으로 벌어진건 아닐까요?

내 배가 아파 낳은 내 자식을,
새근새근 잠자는 아이의 코밑에서 불어오는
숨을 느껴본 엄마는...
그 어느 누구도 쉽게 자식에게 해로운 짓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사는게 힘들었으면, "너가 곧 나"인 아들의 숨을 직접 거두리라 생각했을까요....
그래서일까요...
남편이란 존재의 부재에서 정신지체인 아들은 엄마의 살아가는 유일한 낙이요,
또 한편으론 무거운 삶의 짐인 거겠죠.


영화에 쌀은 먹고 살아가기위한 생활의 상징으로 나오죠.
마더에서도 쌀은 은정이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원조교제에 나서 받은, 살아가기 위해 어쩔수없이 선택한 생활을 대변합니다.

은정의 핸드폰을 수북히 쌓은 쌀, 깊숙히 꺼낼때
쌀은 은정이가 수없이 흘렸을 얼어붙은 눈물로 보이더군요.

문득.. 생각나는 또다른 쌀..
<은마는 오지 않는다>에서 엄마(이혜숙역)도 아들과 함께 먹고살기위해
미군부대 클럽안에서 몸을 팔며 모은 돈으로 쌀을 삽니다.
그 영화..벌써 18년전이네요.
다른 즐거리는 갸물갸물한데.. 오로지 또렷이 가슴에 새겨져있는 장면이
바로.. 쌀입니다.
엄마가 미군부대에서 벌어온 쌀이라며, 더럽다며 외치고 나가버리는 아들..
쌀독이 깨지며 마당에 흩어진 쌀알 하나하나를 주우며 엄마는 서럽게 울죠.
그동안 맺혀있던 모든 서로움이 폭발하듯이...
흙에 흩어진 쌀알 하나하나를 줍는, 엄마의 떨리는 손길에 저도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어찌나 울었는지..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안울더군요.. ㅠ,ㅠ)
마더의 은정이도 그러한 눈물을 밤마다 흘려겠죠.

엄마와 은정
엄마와 은정은 닮은데가 많습니다.
엄마에게는 도준이라는 아들이, 은정이에게는 치매걸린 할머니를 부양해야하는
'가장'이라는 역할이죠.
도준과 할머니는 살아가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엄마와 은정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무거운 짐이 되는 존재입니다.

엄마와 은정은 정말 먹고살기위해
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을 하죠.
엄마는 불법으로 침을, 은정은 원조교제를..
이건 엄마와 은정처럼 사회의 약자로서 자신이 할수있는 방법중
할수있는 일을 선택한 거겠죠.

그리고 엄마와 은정은 가진 자, 힘을 가진 자로부터
댓가를 치릅니다.
엄마는 진태에게 그동안 힘들며모았던 돈을 '위로금'이라는 명목으로 댓가를 치르고,
은정은 댓가로 몸을, 그리고 목숨을 내놓게 되죠.
(엄마와 진태의 숨겨진 관계에서도... )
엄마와 은정은 서로 거울같은 존재가 아닐까 문득..생각드네요..

범인은?
범인이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이야말로 영화를 보고나서도 끊임없이
마더를 생각하게 하는, 끈끈한 접착제같습니다.
도준일까, 아니면 고물장수 할아버지일까...
컴컴한 골목길에서 벌어진 단 몇분의 일을
퍼즐을 맞추듯이 끊임없이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죠.

마더에는 세가지의 M이 있네요.
엄마(Mother), 살인자(Murder) 그리고 거울(Mirror)....
마더를 보고난후에는 저 깊은 속내가 마치 양파껍질 벗기듯이
벗겨지는 쓰라림, 갑갑함 등이 느껴집니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이겠죠?
엄마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라 불리울 정도의 사랑.
하지만 그 모습은 엄마라면 가지게되는 바로 제모습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약한자에 대한 유린..
제한된 선택 등등..

역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한거 같네요.
그 현실을 극복해가는 용기가 그 다음에 더 필요하겠죠.
집착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받아들임.
그리고 때로는 놓아주는 용기도 필요한거 같습니다.
ㅋㅋ 생뚱맞은 마무리이죠? 하지만, 영화를 보며 생각에 꼬리를 물며
느낀 감정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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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화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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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마솥 누룽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06.03 09:26 신고

    봉준호 감독이 만들었다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보고 싶은 영화이긴 한데..
    볼 기회가 오지는 않네요.. ㅋㅋ
    영화를 보고 이렇게 평론가처럼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보고 그런적이 없어서..
    동화사랑님의 논평은 눈을 띄지 못하게 하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동화사랑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9.06.03 13:27 신고

      ^^ 저도 영화에 대한 분석을 잘하는 편이 아닌데..마더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네요~ 보고나서 생각에 생각을 더하게 하는 영화라할까요? 여하튼 탄탄한 시나리오가 참 맘에 듭니다^^